"매달 S&P 500 사면 부자 된다?" 적립식 투자의 함정과 활용법
📌 원문: https://m.blog.naver.com/hyunsoo-is-cute/223976250000

지난 글에서 주식투자에서 개별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이기는 것은 상위 10% (전체 투자자의 상위 10%가 아닙니다. "주식 전문가"의 상위 10% 입니다.)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와, 읽고 있는 당신은 해당이 없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덱스 펀드에 장투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S&P500에 무지성 적립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과연 그럴까요? 오늘은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DCA (달러 코스트 에버리징)
적립식 투자, 즉 달러 코스트 에버리징(Dollar-Cost Averaging, DCA)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주기적으로(예: 매월) 일정한 금액을 특정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의 수학적 핵심은 '비용 평균화 효과(Cost-Averaging Effect)'에 있습니다.
고정된 투자금은 주가가 낮을 때 더 많은 수량의 주식을 매수하게 하고, 주가가 높을 때 더 적은 수량의 주식을 매수하게 만듭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투자 기간 동안의 평균 주가보다 평균 매입 단가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매월 10만 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주가가 1만 원이면 10주를 매수하지만, 주가가 5천 원으로 하락하면 20주를 매수하게 됩니다. (저가매수) 이처럼 가격 하락 시 더 많은 수량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가격이 회복되었을 때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죠.

여러번 나눠서 사기 때문에 저가일 때 많이 사서 매입 단가를 많이 낮추고, 고가일 때 적게 사서 매입 단가를 약간 높이는 방식이 됩니다.
주식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자산이라고 믿는다면 DCA 방식으로 인덱스 펀드를 적립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의사항
한번 정한 투자 계획을 쉽게 바꿔서는 안됩니다.
너무 떨어진 것 같은데 손절 할까? : 너만 내리면 다시 상승
너무 오른 것 같은데 그만 살까? : 알고보면 다신 못볼 저점
감정적 의사결정 배제, 투자 과정의 단순성, 자동화에 장점이 있는 투자 방법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생각해 볼 부분
지금까지의 주식 시장은 DCA 방식 보다 거치식의 결과가 더 좋았습니다.
위의 그림의 1번 상승 추세를 보세요. 주식 시장은 저것 보다는 굴곡이 있었지만 멀~리서 보면 상승추세를 유지해 왔습니다. 현재 목돈 천만원이 있는데 S&P500에 한번에 넣을까요? 아니면 한달에 백만원 씩 나눠서 넣을까요? 이런 고민의 답은 장기적으로 보면 한번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오늘이 10년 장기 불황의 시작일수도 있으니 미래는 알 수 없지만요. 주식 시장은 현재까지 위 그림의 1번과 같은 형태였다는 것을 믿고 한번에 넣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Vanguard, CFA Institute 등 유수의 기관에서 수행된 연구들은 다양한 시장과 기간에 걸쳐 거치식 투자가 약 3분의 2의 확률로 적립식 투자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10년 투자 기간 동안 거치식 투자의 평균적인 초과 성과는 약 2.3%로 분석되었습니다. 본질적으로 적립식 투자는 "앞으로 주가가 잠시 하락했다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암묵적인 시장 예측에 기반한 전략이지만, 실제로는 하락 없이 계속 상승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주식 시장 장기 불황이 오면 투자 성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적립식 투자를 장기화 하면 달러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가 사라집니다.
달러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의 상실
적립식 투자의 또 다른 한계는 적립 금액이 충분히 늘어난 후에 드러납니다. 투자 초기에는 매월 투입하는 자금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비용 평균화 효과'가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수년, 수십 년간 투자가 지속되어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수억 원대로 커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총자산이 1,000만 원일 때 매월 100만 원을 추가 투자하는 것은 전체 자산의 10%에 해당하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지만, 총자산이 5억 원으로 불어났을 때 동일한 100만 원은 전체의 0.2%에 불과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규로 투입되는 자금이 기존에 쌓인 거대한 자산의 평균 매입 단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집니다. 즉, 포트폴리오의 등락은 이제 새로 들어오는 돈이 아니라, 이미 시장에 노출된 거대한 기존 자산의 움직임에 의해 거의 전적으로 결정됩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가 성숙기에 접어들면, 적립식 투자의 리스크 완화 효과는 현저히 감소하며, 자산 축적 방법론으로서의 의미보다는 단순한 '자동 저축'의 개념에 가까워 지는거죠. 이때부터는 단순히 돈을 추가하는 방식(DCA)이 아니라, 이미 커진 자산의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 즉 '리밸런싱'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언제부터 리밸런싱이 필요한지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 시작부터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매 월, 또는 매 분기 마다 비율 조정을 해야 한다.
간단한 자산 배분은 60:40 포트폴리오 같은 것이 있습니다. 주식을 60%, 채권을 40% 보유하고 매 월, 또는 매 분기마다 비율을 원래대로 조정하는 거죠. 예를 들어 주식에 600만원, 채권에 400만원을 투자했고 다음달에 주식이 800만원, 채권이 300만원이 되었다면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서 전체 비율을 60%, 40%로 조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오른 자산은 팔아서 수익 실현을 할 수 있고 떨어진 자산을 사서 저가 매수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산 배분하면 안정성은 늘어나지만 주식 비중이 낮아지는 만큼 수익률의 감소를 감수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르면 상관관계가 약한 자산의 적절한 조합은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을 높이면서도 변동성을 낮출수 있다고 합니다만 쉽지 않은 이야기죠.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초기에 굳이 자산 배분이 필요할까?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적립식 투자를 통해서 변동성을 제어하고 변동성이 일정 이상 올라와서 내 멘탈이 견디기 어려운 시점이 되면 자산 배분으로 옮겨가서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저는 하루의 변동성이 월급을 초과하는 수준이 되면 멘탈이 견디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나스닥이 1~2% 하락하는 것은 생각보다 흔한 일인데요. 제 월급이 200만원이고, 포트폴리오가 나스닥100으로 2억원이 쌓여있다면 자는 동안 한달 월급이 위 아래로 움직이게 되는데 쉽게 견디기 어렵죠. 이런 시점이 오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외에
가치 평균법(Value Averaging, VA)은 매 기간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DCA)와 달리, 포트폴리오의 '총가치'가 매 기간 일정한 금액만큼 증가하도록 투자 금액을 조절하는 전략입니다.
작동 원리: 예를 들어 매월 포트폴리오 가치를 100만 원씩 늘리기로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하죠. 첫 달에 100만 원을 투자했는데 다음 달 평가액이 90만 원으로 하락했다면, 두 번째 달 목표 가치인 200만 원을 맞추기 위해 110만 원을 추가로 매수합니다. 반대로 평가액이 120만 원으로 상승했다면 80만 원만 추가 매수하면 됩니다. 만약 평가액이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투자를 하지 않거나 심지어 일부를 매도하여 이익을 실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DCA보다 더 공격적으로 '쌀 때 더 많이 사고, 비쌀 때 덜 사는(혹은 파는)' 원칙을 기계적으로 실행하게 해줍니다.
장단점: VA는 이론적으로 DCA보다 더 높은 수익률과 낮은 평균 매입 단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 하락 시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고, 포트폴리오를 수시로 확인하고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만약 이익 실현을 위한 매도 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바이 더 딥(BTD)'은 평소에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시장이 사전에 정해놓은 특정 비율(예: -10%) 이상 하락했을 때 자금을 투입하는 일종의 마켓 타이밍 전략입니다. 이는 하락 시점에 매수를 집중하여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시도지만 '저점'이라고 생각했던 지점이 더 큰 하락의 시작일 수 있으며 (떨어지는 칼날 잡기, 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실 구경하기), 반대로 하락을 기다리는 동안 시장이 계속 상승할 경우 막대한 기회비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우리는 적립식 투자의 유용성과 한계, 그리고 여러 대안을 살펴보았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에게는 DCA가 투자의 감을 익히고 꾸준한 습관을 만드는 최고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목돈을 보유하고 있거나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거치식 투자, 자산 배분 가치 평균법을 고려해볼 수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투자 원칙을 세우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포트폴리오가 성장함에 따라 전략을 유연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