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ETF처럼? 국내 부동산 리츠 투자 알아보기
📌 원문: https://m.blog.naver.com/hyunsoo-is-cute/223982863524

이전에 부동산 수익률에 대해 작성했습니다.
"부동산 투자가 좋은건 알겠는데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목돈이 필요해서 못하겠어요."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감이 안와요. 누가 대신 해주면 좋겠어요."
이럴때 리츠 투자를 고려해 보게 됩니다.
오늘은 리츠, 특히 국내 상장된 K-리츠에 대해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리츠, REITs는 부동산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줄임말입니다. 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서 얻은 이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것이죠. 1억씩 모은 사람 100명이 모여서 100억짜리 건물을 하나 사고 그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를 1%씩 나눠준다고 하면 이해가 쉽죠?
리츠는 증권시장에 상장을 해서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어 접근성이 좋고 부동산 관련 법이나 관리 방법 같은걸 내가 잘 몰라도 회사에서 관리해 주니까 투자하기 쉽습니다. 실물 부동산에 투자하니 주식에 비해서 변동성이 적고 주가 흐름이 안정적인 편이고, 무엇보다도 건물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해주기 때문에 높은 배당률을 보여줍니다. 회사는 이익 나도 배당 안하면 그만인데 리츠는 법적으로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배당을 노리고 투자하기 좋죠. 또한 조건에 따라 2026년 12월 31일까지 5천만원 한도에서 9.9% 분리과세도 가능하기 때문에 절세 목적으로도 좋습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참 좋아보이는데, 그럼 실제 상품을 볼까요?

2025년 8월 25일 기준 총 25개의 리츠가 상장되어 있네요.
문제점 1. 가격 하락




상장된지 비교적 오래된 리츠들의 주가를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많이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배당을 받아서 어느 정도 손실을 보전할 수 있지만 손해를 본 투자자가 많아보이죠. 가격이 하락하는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 것은 금리 인상입니다.
금리와 리츠의 관계
금리가 오르면 리츠에는 악재입니다.
리츠는 대출을 통해서 부동산을 사는데, 금리가 오르면 대출에 대한 이자 비용이 커져서 리츠의 수익이 줄어들고 배당도 감소합니다. 배당을 조금 주면 리츠를 살 이유가 없죠? 매도세가 커지면서 리츠 가격이 하락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리츠의 배당 매력도 감소합니다. 미국 단기채가 5%를 주는데 원금 손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리츠에 굳이 투자해서 6~8% 정도 배당을 받는건 메리트가 떨어지죠. 리츠를 팔고 채권, 예금으로 자금이 옮겨갈 수 있습니다.
리츠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 판단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 미래에 발생할 임대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데, 이때 '할인율'이 사용됩니다. (가치 투자편에서 다룬 DCF를 떠올려보세요.)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도 높아져서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도 낮게 평가하게 됩니다.
유상 증자
아까 리츠는 수익의 90%이상을 배당한다고 했죠? 만약 리츠가 새로운 건물을 사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요? 가지고 있는 돈이 없으니 새로운 건물을 사기 위해 유상 증자를 하게 됩니다. 유상 증자는 새로운 주식을 만들어서 주주들에게 돈 받고 파는 겁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희석되고 악재로 판단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 경기 악화
리츠의 수입원은 결국 건물 임대료입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장사가 안되니 건물에 공실률이 늘어나서 임대 수익이 감소할 수 있고 이는 리츠 가격의 하락을 유도합니다.
문제점 2. 스폰서 리츠
리츠, 특히 K-리츠의 또 다른 문제는 이른바 대기업 스폰서 리츠 문제입니다.
SK리츠 (SK그룹): SK서린빌딩, 전국 SK 주유소, SK하이닉스 사옥 등 오피스와 인프라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롯데리츠 (롯데그룹):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등 그룹의 핵심 리테일(상업시설) 자산과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한화리츠 (한화그룹):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 등 그룹의 핵심 오피스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합니다.
롯데 리츠를 예로 들어서 보죠.
롯데 그룹에서 롯데 리츠를 만들고 롯데 그룹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롯데 백화점, 롯데 마트 등)을 롯데 리츠에 매각합니다. 롯데 백화점은 롯데 리츠에 임대료를 지급합니다. 롯데 리츠에 투자한 주주들은 롯데 백화점이 낸 임대료를 배당 받습니다. 스폰서 리츠는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 대기업 그룹입니다. SK, 한화도 비슷하죠.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롯데 백화점이 갑자기 망할일도 없어보이고 갑자기 월세를 못낼일도 없어보이죠. 갑자기 하던 장사 접고 다른 건물로 옮겨갈일도 없겠고, 좋은 건물에 공실만 안나면 월세 따박 따박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문제점
롯데 백화점이 롯데 리츠에 건물을 매각합니다. 롯데 백화점도 롯데 그룹 소유고 롯데 리츠도 롯데 그룹 소유 입니다. 과연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을까요? 2019년 당시 롯데 그룹에서 리츠를 만든 것은 자금조달 목적이었습니다. 롯데 리츠에서 롯대 백화점 건물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면 손해는 주주의 몫이 됩니다. 또 건물의 월세는 적정할까요? 어차피 둘다 자기거인데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적당히 임대료를 조정해 주지는 않을까요?
대기업 그룹 입장에서는 리츠가 자금 조달 창구로 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차피 내 건물인데 명의만 조금 바꿔쓰면 (롯데 백화점 명의에서 롯데 리츠로)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넣어줍니다. 건물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 발생보다 유리할 수 있죠. 게다가 상장하고 나서 돈이 더 필요하면 유상 증자하면 됩니다.
대기업 리츠는 임차인이 대기업이고 최대주주도 대기업이기에타 리츠 대비 투자자들이 더 선호하는 리츠였다. 대기업 리츠는 타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리츠보다 1~2%포인트 낮은 배당수익률을 제시했지만 투자자 모집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결국 대기업이 일반 주주들 호주머니 털어서 마이너스 통장 처럼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죠. 자금 필요한데 금리가 높아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것 같으면 리츠에서 유상증자하고 리츠에 자산을 팔면 됩니다.
문제점 3. 리츠 운영사의 부정, 비리
스타에스엠리츠, 현 대표도 배임 혐의로 고소…
결국 상폐된 스타에스엠리츠…정부 공모리츠 활성화에 찬물
마스턴투자운용, 스타에스엠리츠 등 반복되는 리츠 횡령 논란…국토부 상시 감시 체계 실효성은?
‘공실 발생 위험’ 거짓말로 159억 빼돌린 리츠 임원 구속 기소
리츠 자산운용사와 관련된 여러 금융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는 자산운용사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구조라서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죠. 횡령, 배임, 투자자 기망등의 사건들이 보도되어 왔습니다. 실제 스타에스엠리츠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상태입니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자산운용사에서 이런 문제가 주로 발생하는 것 같지만, 대기업 리츠는 다른 문제가 있죠. 모그룹의 팔리지 않는 부동산의 자산 유동화 창구로 작용할 수도 있고 임대료에서 편의를 봐주거나 각종 수수료를 모그룹에 더 많이 낼 수도 있습니다.
결론
리츠는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월세처럼 따박따박 들어오는 배당금은 많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죠.
하지만 우리가 살펴봤듯이, K-리츠의 현실은 장밋빛 전망만으로 가득 차 있지 않습니다. 금리 변동이라는 거시 경제의 파도에 쉽게 흔들리고, 대주주인 스폰서의 '자금 조달 창구'로 전락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일부 운용사의 도덕적 해이는 우리가 맡긴 소중한 돈이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K-리츠에 투자할 때는 단순히 현재 제시된 배당수익률만 보고 섣불리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해당 리츠가 어떤 자산을 담고 있는지,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을 얼마나 잘 감당할 수 있는지(담보대출비율, 이자비용 등), 그리고 스폰서나 운용사가 투자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꼼꼼히 따져보는 '현명한 건물주'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