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규제 강화 : HF 전세보증 심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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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전세자금 보증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임차보증금과 기존 대출을 합산해 주택가격의 90%를 넘으면 보증을 거절하기로 하면서, 전세시장에 ‘역전세난’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이슈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전세자금 보증

우선 전세자금 보증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전세는 알죠? 전세는 월세에 비해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세입자들이 전세에 들어가기 위해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습니다.

그런데 은행이 뭘 믿고 그 큰돈을 세입자에게 빌려주죠? 전세는 내가 집 주인에게 돈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이자 대신에 집 주인이 가지고 있는 집에서 사는겁니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세입자는 집도 없고 신용도도 큰 돈을 빌릴 만큼 높지 않으니 전세자금을 빌려줄 수 없습니다. 이럴때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나서는 겁니다. 내가 보증 설테니까 돈 빌려줘!

은행은 한국주택금융공사, 그러니까 정부에서 보증해주니까 세입자에게 전세자금이라는 큰 돈을 저렴한 이자로 빌려줄 수 있는거죠. 사고나면 나라가 갚아줄거니까요.

전세보증 심사 강화

한국주택금융공사 입장에서 볼까요? 보증을 서주긴 하지만 아무나 보증을 서줄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전세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은 집에 전세로 들어갈 때만 전세자금을 빌려줘야겠죠. 집값이 10억인데 20억에 전세로 들어간다고 하는 사람한테 20억 전세대출 보증을 서주면 당연히 못 돌려받잖아요. 집을 팔아도 10억밖에 안되는데 나머지 10억은 그대로 날리는 돈이 될 가능성이 많죠.

이번에 적용된 조치는 임차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기존에 집 주인이 가지고 있는 대출을 말합니다)의 합이 집값의 90%를 넘으면 보증을 해주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기존에는 선순위 채권만 심사하고 보증금은 심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이제 보증금까지 모두 고려하는 것으로 기준을 높인거죠.

예를 들어보죠.

방이 10개인 원룸 건물이 있습니다. 원룸 건물의 가격은 10억입니다. 이미 9개의 원룸은 전세 1억에 세입자가 들어와 있습니다. 집 주인은 건물을 담보로 1억의 대출 (선순위 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1개의 원룸에 입주하기 위해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합니다.

이미 들어온 보증금 9억에 선순위 채권 1억을 합하면 10억으로, 건물 가격의 100%입니다. 기존에는 보증금은 심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서 1억만 빚이 있는 집이니 전세대출 보증을 해줬지만 이제는 건물 가격의 90%를 초과한 상태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출은 보증을 해주지 않게된 것이죠.

문제점

보통의 원룸 건물 주인은 돈이 없습니다. (돈이 없으니 전세를 받았겠죠. 아니면 월세를 더 받고 싶었을 겁니다.)

기존 전세입자가 계약이 만료되어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건물 주인은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면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세입자는 전세자금 대출이 안되니 못 들어옵니다.

기존 전세입자들도 뉴스를 보니 전세사기가 엄청나다고 합니다. 나도 전세금을 못 받을까 두려워 월세로 바꾸고 싶어합니다. 전세금을 돌려줘야 월세로 전환이 가능한데 집주인은 돌려줄 돈이 없습니다.

결론

정부에서는 가계대출을 줄이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전세자금 대출도 줄이고 싶은 눈치가 보입니다.

(6.27 부동산대책도 사실 부동산 대책이 아닙니다.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입니다.)

방향 자체는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목돈이 없으면 전세가 아니라 월세를 살아야 하고 전세자금을 대출 받더라도 본인의 신용이나 능력으로 대출을 받아야지 정부에서 보증을 서주는 방향은 이상하긴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에 이미 자리잡은 전세제도를 갑자기 바꾸는데서 오는 부작용이 문제입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주로 원룸, 빌라 같은 다세대, 다가구에서 더 큰 문제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원룸, 빌라 등의 건물은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되어 있어 보증 여부를 결정할 때 보는 건물 가격에서 불리합니다.) 청년 세대 전세 사기를 줄이기 위한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큰 부작용 없이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