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팔이를 경계하라.

📌 원문: https://m.blog.naver.com/hyunsoo-is-cute/224197981743


최근 코스피 시장의 급등으로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럴때 같이 늘어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소위 '핀플루언서'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주식이 오른다는데, 가만히 있으면 물가 상승 때문에 벼락 거지가 된다는데, 나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뭔가 하기는 해야겠고, 막상 투자를 하려니까 무섭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겪는 상황이죠. 이럴때 유튜브나 SNS 등에서 투자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본인이 공부한 자료를 공유하기도 하고 경험을 나누기도 하면서 초보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부적절한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리딩방, 대여계좌 등의 직접적인 사기 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고액의 투자 관련 강의들에 대한 것입니다.

핀플루언서 = 무당

최근 운명전쟁 49라고 해서 일종의 무당 서바이벌 예능이 방영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의를 파는 핀플루언서들은 무당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로, "본인의 서사와 매력, 카리스마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무당은 신내림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신에게 물려받았다고 하죠. 알록달록한 색동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신당을 차려서 신을 모시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핀플루언서도 비슷합니다. 본인도 평범한 투자자였고, 열심히 노력했고 중간에 몇번 실패도 겪었지만 결국 지금의 성공을 이루어냈다고 주장합니다. 비싼 옷이나 시계, 멀끔한 인상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쌓으려고 합니다.

두번째로는 "있어보이는 언행" 입니다.

무당은 굿을 합니다. 화려하고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본인이 신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시끄러운 음악, 화려한 춤, 칼, 피, 돼지 머리 등 시청각 자료를 사용해서 사람들의 혼을 빼놓습니다.

핀플루언서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시청자 10명짜리 방송과 1000명짜리 방송은, 그 방송을 보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1000명짜리가 더 "있어보이게" 합니다. 경제 지표를 해설하면서 그럴싸한 이론을 이야기 합니다.

세번째로는 "불안 장사" 입니다.

무당의 고객은 불안한 사람 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업이 잘 될지, 지금 만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을지, 자녀들이 공부는 잘 할지, 어디 아프지는 않을지 등등... 무당은 이런 사람들의 불안을 이용해서 돈을 법니다.

핀플루언서들도 마찬가지죠. 역대급 기회라거나, 경제 위기가 온다거나, 지금 기회를 놓치면 벼락 거지가 된다거나 하면서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본인 강의만 들으면 될 것 처럼 하면서 강의를 팔죠.

"집에 대추나무 있지?"

"64k 지지선 깨집니다!"

둘의 공통점은 "사후 정당화" 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자기 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맞으면 "내가 맞췄지"

안 맞으면 "굿하길 잘했지" "미리 알려드려서 잘 대응할 수 있었죠?"

- 요즘 주변에 하얀 옷 입은 사람이 자꾸 보이지?

- 제가 힌트 많이 드렸죠?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담고 계실 거예요.

이런 애매모호한 말도 마찬가지죠. 바넘 효과를 일으켜서 스스로가 맞춰서 해석하게 합니다. 틀리면? 니가 해석을 잘못한거야. 맞으면? 거봐. 내가 뭐랬어?

결론

강의를 절대 듣지 말라는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비싼 유료 강의를 팔면서, 이걸 들으면 뭔가 달라질거라고 유혹하는 것은 사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사기라고 증명도 어렵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 악질적이죠.

실제 트레이딩으로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자기 전략을 노출하지 않습니다. 전략에는 capacity가 있어서 많은 사람이 들어오면 본인이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거든요. 오히려 다른 전략에 잡아먹힐 수도 있고요. 기초적인 이야기, 원론적인 이야기는 공개할 수 있겠지만 그런 기초적인 이야기는 원래 공개되어 있습니다. 비싼 돈 내고 들을 이유가 없습니다.

트레이딩 실력이라는 것도 검증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확률적으로 거래일 중 55%는 상승입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이 매우 많기 때문에 10번 정도 연속으로 상승과 하락을 맞추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맞출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천명 쯤 이벤트에 참여하면 한명쯤 10번 연속 맞추는 사람이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거죠. 그럼 이 이사람은 실력자 인가요?

누구나 본인의 생각, 인사이트가 있습니다.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될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떤 회사가 잘될 것 같다. 이마트에 갔더니 쇼핑하기가 너무 좋더라. 게임하는데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써보니까 그래픽이 너무 좋고 게임이 잘되더라. 요즘 영화표가 너무 비싼데 집에서 편하게 영화볼 수 있는 넷플릭스가 돈 값한다. 등등... 그리고 그걸 투자로 옮긴 수많은 사람들 중 누군가는 실제로 본인의 인사이트가 주식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그냥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우연히 시장에 맞은건지, 아니면 진짜 내가 미래를 예측한건지는 누가 판단해주나요?

결국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고 뛰어난 수익률을 내는 몇 몇의 위대한 사람들 빼고는 진정한 실력자는 없는겁니다. 적어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100만원이 넘는 고액 강의를 파는 사람들 중에서는요.

사실 이런 강의팔이들은 투자 실력보다는 강의파는 실력이 더 뛰어난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워런 버핏이 강의 파는거 봤어요? 그 양반은 책도 안써요.